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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익은 바나나 vs 익은 바나나, 혈당에는 같은 음식이 아니다? (2부)
“색깔만 변하는 게 아니라, 성질이 변합니다”지난 1부에서 우리는 바나나가 왜 ‘건강식처럼 보이지만 실제 혈당 반응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 간극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바로 숙성도 입니다.내분비학적으로 보면 바나나는 단순히 시간이 지나며 부드워지는 과일이 아닙니다. 숙성 과정에서 탄수화물의 구조 자체가 바뀌고, 그에 따라 우리 몸의 소화 속도와 혈당 반응도 달라지는 식품입니다. 즉, 바나나는 단지 색이 변하는 과일이 아니라, 몸 안에서 작동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는 음식 입니다.오늘은 그 핵심 메커니즘인 저항성 전분 (Resistant Starch) 과 당화 (Saccharification) 의 관점에서, 왜 덜 익은 바나나와 익은 바나나가 사실상 “다른 음식”인지 살펴보겠..
2026.04.21 -
바나나, 정말 당뇨에 괜찮을까? 기대와 현실의 출발점 (1부)
“ 교수님 , 아침에 바나나 하나 먹는 건 건강에 좋지 않나요?”진료실에서 당뇨 환자분들을 뵙다 보면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바나나입니다. 사과나 포도 같은 다른 과일은 혈당에 안 좋다고 조심하시면서도, 유독 바나나에 대해서는 관대한 분들이 많습니다.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인터넷이나 건강 프로그램에서 “바나나는 당지수(GI)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당뇨 환자에게도 괜찮은 과일이다” 라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바나나는 다른 과일에 비해 포만감이 좋고, 식이섬유와 칼륨도 풍부해 겉보기에는 ‘건강한 탄수화물’ 처럼 보입니다.하지만 실제 진료실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교수님, 바나나 하나 먹었을 뿐인데 혈당이 생각보다 많이 올랐어요.”왜 이런 일이 생길..
2026.04.20 -
오트밀은 왜 혈당에 좋다고 알려졌을까? 베타글루칸의 기전 (2부)
“그래서 오트밀은 정말 좋은 건가요?”1부에서는 오트밀이 “ GI가 낮으니까 혈당에 무조건 좋다” 는 단순한 믿음이 현실의 식사에서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음을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남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오트밀은 여전히 건강식으로 권장될까?” 그 이유는 하나의 성분으로 설명됩니다. 바로 귀리에 풍부한 수용성 식이섬유, β-glucan (베타글루칸) 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베타글루칸이 혈당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을 내분비학적 관점에서 정리해 보겠습니다.1. 베타글루칸의 정체: 점성이 만드는 물리적 장벽베타글루칸은 귀리와 보리에 풍부한 수용성 식이섬유로, 물과 만나면 강한 점성 (viscosity) 을 형성합니다. (Wood, 2007) 이 점성은 소화관 내에서 젤 (gel) 형태의 ..
2026.04.15 -
오트밀이 정말 흰쌀밥보다 나을까? '낮은 GI'라는 말의 함정 (1부)
안녕하세요, 내분비 전문의입니다. 최근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께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선생님, 저 이제 밥 대신 오트밀 먹는데 잘하고 있는 거죠?” 입니다.실제로 대형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오트밀은 당뇨 식단의 구원자처럼 묘사되곤 합니다.“GI 지수가 낮다” ,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는 문구는 혈당 조절에 지친 분들에게 마치 면죄부처럼 다가옵니다.하지만 임상에서 보는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오트밀을 먹고 나서 예상치 못한 ‘혈당 스파이크’ 를 경험하고 당황해하시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0. 오트밀 (Oatmeal) 이란 무엇인가요?오트밀은 귀리 (Oats) 를 가공해 만든 통곡물 식품입니다. 주로 물이나 우유에 끓여 죽 형태로 섭취하며, 정제된 곡물과 달리 외피가 유지되어 있어 ..
2026.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