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2부: 생으로 먹을까? 익혀 먹을까? 조리법에 따른 라이코펜 흡수율의 진실

2026. 7. 15. 09:00당뇨·다이어트 식단 분석

지난 1부에서는 토마토가 왜 대표적인 건강식품으로 불리는지,

그리고 그 중심에는 라이코펜(Lycopene)이라는 항산화 성분이 있다는 점을 살펴보았습니다.

[토마토 1부: 토마토는 왜 슈퍼푸드라고 불릴까?] 보기

 

이번에는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을 살펴보겠습니다.

"토마토는 익혀 먹어야 더 좋다는데 정말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의학적, 영양학적 관점에서 이 말은 "상황에 따라 맞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영양소를 섭취하는 목적과 기준이 무엇인지에 따라 정답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1. 왜 익힌 토마토가 더 좋다는 말이 생겼을까?

토마토를 가열해 먹으라는 주장의 핵심 근거는 바로 라이코펜(Lycopene)의 체내 흡수율(Bioavailability)에 있습니다.

토마토를 익혀 먹으면 라이코펜의 체내 이용률이 높아질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 가열 과정에서 식물의 단단한 세포벽이 부드러워지면서 세포 안에 갇혀 있던 라이코펜이 더 쉽게 방출됩니다. 또한 일부 라이코펜은 체내 흡수가 상대적으로 쉬운 cis 형태로 이성질화(isomerization)됩니다. 따라서 생토마토를 씹어 먹는 것보다 가열한 토마토에서 라이코펜을 더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습니다.
  • 라이코펜은 물에 녹지 않는 지용성(Fat-soluble) 성분입니다. 따라서 올리브유와 같은 건강한 지방과 함께 조리하면 장에서 라이코펜이 흡수되는 데 더욱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이처럼 가열은 라이코펜이 체내에서 이용되기 쉬운 형태로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여기에 지방과 함께 조리하면 흡수율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익힌 토마토가 더 좋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임상 연구에서도 생토마토보다 가열한 토마토 페이스트를 섭취한 경우 혈중 라이코펜 농도가 유의하게 더 높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Gärtner et al., 1997).


2. 그런데 생토마토가 더 좋은 점도 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토마토에는 라이코펜만 들어있는 것이 아닙니다.

토마토는 훌륭한 비타민 C, 엽산, 그리고 다양한 수용성 폴리페놀의 공급원입니다.

라이코펜의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토마토를 끓이거나 볶게 되면, 열에 매우 취약한 비타민 C와 일부 수용성 항산화 물질은 파괴되고 맙니다.

비교 항목 생토마토 (Raw) 익힌 토마토 (Cooked with Oil)
라이코펜 흡수율 상대적으로 낮음 매우 높음 (지방과 결합 시 극대화)
비타민 C 보존율 우수함 (손실 없음) 열에 의해 상당 부분 파괴됨
추천 섭취 목적 비타민, 수분 보충 및 신선한 식감 항산화(라이코펜) 효과 극대화

즉, 생토마토와 익힌 토마토는 서로 장단점이 다르며,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우수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목적에 따라 취할 수 있는 영양소가 다를 뿐입니다.


3. 시판 토마토주스도 괜찮을까?

바쁜 현대인들이 대안으로 많이 찾는 토마토 주스 역시

제조 과정에서 가열 처리를 거치기 때문에 라이코펜 흡수율 자체는 훌륭한 편입니다.

하지만 시판 제품을 고르실 때는 영양 성분표에서 다음 세 가지를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1. 당류 함량 (무가당 확인): 맛을 내기 위해 액상과당이나 설탕이 다량 첨가된 제품은 오히려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고 대사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2. 나트륨 함량 (저염 확인): 감칠맛을 위해 생각보다 많은 정제염이 들어가는 제품이 적지 않습니다. 고혈압 관리가 필요하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3. 식이섬유 손실: 맑게 착즙하는 과정에서 혈당 상승을 지연시키고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이섬유(펄프)가 대거 제거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당과 나트륨이 첨가되지 않은 100% 토마토주스(무가당·저염)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집에서 갈아 드신다면 생토마토를 통째로 사용하는 것이 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하는 데 도움이 되며,

라이코펜 흡수를 높이고 싶다면 소량의 올리브유를 곁들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4. 방울토마토의 영양학적 가치

방울토마토 역시 진료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반 큰 토마토에 결코 영양학적으로 뒤지지 않습니다.

  • 높은 영양 밀도: 품종에 따라 단위 무게당 라이코펜과 베타카로틴 함량이 일반 토마토보다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 풍부한 식이섬유: 보통 껍질을 벗기지 않고 통째로 섭취하기 때문에 껍질에 풍부한 식이섬유와 플라보노이드를 온전히 섭취할 수 있습니다.

다만, 품종이나 재배 환경에 따라 영양 성분의 편차가 존재하므로 "방울토마토가 무조건 일반 토마토보다 낫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먹기 편한 형태를 선택해 꾸준히 드시는 것이 핵심입니다.


5. 결국 무엇이 가장 좋을까?

의학적으로는 목적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입니다.

 

라이코펜을 늘리고 싶다면

익힌 토마토가 조금 더 유리합니다.

특히 소량의 올리브유 등 건강한 지방과 함께 조리하면 라이코펜 흡수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비타민 C까지 함께 섭취하고 싶다면

생토마토도 충분히 좋은 선택입니다.

 

다이어트나 혈당 관리를 함께 고려한다면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올리브유를 넣어 조리하면 라이코펜 흡수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만큼 식사의 열량도 증가합니다.

또한 토마토를 파스타나 피자처럼 열량이 높은 음식에 활용하거나, 당이 많이 들어간 토마토소스 형태로 섭취하면

탄수화물과 열량이 함께 늘어날 수 있어, 라이코펜 흡수만 보고 건강에 더 좋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라이코펜 흡수율만 높이는 것보다 전체 식사 구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생토마토와 익힌 토마토를 상황에 맞게 함께 활용하는 것입니다.

샐러드로도 먹고, 토마토소스나 토마토수프로도 먹되, 과도한 기름이나 당류가 들어가지 않는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균형 잡힌 방법입니다.

 

 

토마토 자체보다 무엇과 함께 먹느냐가 혈당과 열량에는 더 중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당뇨 환자의 토마토 섭취와 함께 5부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내분비내과 전문의의 한마디

진료실에서는 "생으로 먹어야 하나요?", "익혀 먹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둘 중 하나만 고집할 이유는 없습니다.

익히면 라이코펜 흡수는 좋아지고, 생으로 먹으면 비타민 C 등 열에 약한 영양소를 함께 섭취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조리법 자체보다 토마토를 꾸준히 식단에 포함하는 습관이 훨씬 중요합니다.


2부 핵심 정리

  • 가열하면 라이코펜의 체내 흡수율이 증가한다.
  • 비타민 C는 일부 감소할 수 있다.
  • 라이코펜은 지방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가 더 잘된다.
  • 토마토주스는 무가당·저염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생토마토와 익힌 토마토 모두 장점이 있으며, 함께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3부 예고

"토마토는 정말 심혈관질환을 예방할까?"

토마토를 많이 먹는 사람은 심장병이 적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라이코펜이 실제로 혈압을 낮추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까지 예방할 수 있을까요?

다음 3부에서는 관찰연구와 무작위 대조시험(RCT)을 구분해 현재까지의 근거를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문헌

  • Gärtner C, et al. Lycopene is more bioavailable from tomato paste than from fresh tomatoes.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1997.
  • Story EN, et al. An Update on the Health Effects of Tomato Lycopene. Annual Review of Food Science and Technology. 2010.
  • Burton-Freeman B, et al. Tomato Consumption and Health: Emerging Benefits. American Journal of Lifestyle Medicine. 2011.